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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몬주의에 대항하여 하나님나라운동 블로그 - 현재 우리 사회는 맘몬주의에 물든 기독교신학과 비성경적 신앙이 판치고 있다. 이에 대항하여 하나님나라 운동가들이 이 블로그를 만들고 그들과 싸워보고자 한다. 봄풀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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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목사와 용기있는 성도

하나님나라운동/정치 | 2009. 11. 3. 10:05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작은 개척 교회를 2년째 섬기고 있지만 가슴은 겁 없이 더 커져 가고 있다. 말씀을 마음으로 곱씹으며 다양한 삶의 현장을 적용하고 비교적 자유롭게 만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목사로 산다는 것은 신명나는 일이지만, 뜨거운 눈물을 흘릴 때가 더 많다.

요즘 내가 서성거리는 현장은 재래시장의 야채가 널려 있는 곳이다. 장터에서 먹거리를 팔고 사시는 분들의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 교회 청년들이 야채 장사 즉 먹거리를 납품하는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청년들과 성경 공부를 하며 '세상을 바꾸는 대안 경제'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와 청년 실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속에서 나만의 '성공 비결'을 위한 성경 공부가 아닌 하나님나라를 위한 경제 활동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여러 일터를 생각해 보고 책도 읽었다. 투자자는 마냥 이익을 보고 노동자는 일만 하는 그런 구조가 아닌 일터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생산자나 소비자가 함께 정당한 이익을 보는 구조를 세워 보기로 했다. 결국 생존 경쟁의 가장 치열하고 적나라한 야채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새벽 3시에 도매시장을 돌며 야채를 매입하여 복지관이나 도시락 업체에 납품을 하는 것이다. 이런 고된 일을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주중에 일하는 청년들의 꾀죄죄한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나는 왜? 작은 개척 교회를 어렵게 찾아온 청년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 주고 세상의 성공 방법론을 설교하고 가르치지 못할까. 그래도 우리 성도들과 청년들은 자신들의 욕구와 세속적 가치를 부추기는 가르침보다는 서투른 나의 설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부쩍 교회 식구들이 경제적 삶의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나눔과 섬김을 생각하면서, '공정 무역'이나 '사회적 기업'과 같은 단어를 자신의 일터에 적용해 보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하는 몸부림에 감사하며 기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좋은 직장에 다니는 분들도 상대적으로 어렵게 일하시는 식구를 보며 미안해하고 빚진 마음을 갖고 있다. 대기업을 다니는 어느 집사님은 "나는 로마군인 같아요. 왜 주님은 그만두라고 하시지 않나요?"라며 신앙인으로 직장 생활의 괴로움을 토로한다. 나는 "집사님! 복음을 받고 거듭난 고넬료에게 로마군대의 백부장을 그만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답변하면서 같이 아픔을 나누어 본다.

내가 용산 참사 현장을 자주 방문하여 예배드리고, 고통당하는 그들을 위해 작은 헌신을 할 수 있는 것도 성도들의 너그러움 때문이다. 사실 나는 설교 준비와 함께 교회 개혁과 사회 개혁의 일들로 바쁜 일정을 보낸다. 그러다 보니 우리 교회의 성도들에게는 매우 미안하다. 그러면서도 설교 시간에는 "아파트 평수 늘어나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 아니라 삶의 방향과 가치관이 바뀌는 것이 축복입니다"라고 큰소리치니 간 큰 목사이다.

요사이 가슴으로 많이 울고 있다. 꾀죄죄하지만 세상에 도전하는 청년들과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용기를 갖고 있는 성도들 때문이다. 부자 되기를 포기하고 교회 나오는 식구들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는 경제 성장을 목표로 용산 참사를 외면하고 자연 파괴를 무시하면서까지 뉴타운 개발과 4대강 사업으로 무한 질주를 하고 있으니 가슴이 찢어진다. 상대적으로 성장 위주 앞에선 우리 교회 성도들은 더욱더 작아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방인성목사  함께여는교회 목사 
                뉴스앤조이발행인 겸 편집인

*이글은 뉴스앤조이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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