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 선생은 우리 한민족의 역사가 마치 이사야서의 ‘세상 죄 지고 가는 어린 양’처럼 세계평화를 위한 화목제물로서의 무고한 고난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36년 동안의 일제폭압을 견뎌 해방을 맞았지만 뜻하지 않은 분단, 3년 동안의 동족간 전쟁과 잿더미. 그리고 지난 60여 년 간 남과 북은 나름대로 경제발전과 국가토대 마련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독재와 인권말살, 깊어가는 양극화, 극도의 기근 속에 빛을 바래왔습니다.
무엇보다 반세기를 훨씬 넘는 민족분단의 비극을 끝내고자 협력과 화해의 토대를 놓아갔으나, 겨우 1년여 만에 다 무위로 돌리고 남과 북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대립의 시대로 되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우리민족의 운명을 당사자들끼리의 대화로 풀어가지 못하고,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맡겨둘 처지로 다시 빠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음(訃音)을 듣습니다. 이것은 단지 노 전 대통령 일가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아직도 제 길을 찾지 못한 한국현대사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민족적 부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 잘먹고, 더 부자되자’는 맘몬주의 앞에서 생명의 가치도, 약자의 외침도, 생태계의 소중함도 다 잊고 살아가려는 우리사회에 고하는 부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아직 낙망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보기에도 못나고도, 기구하기 짝이 없는 한국사의 비극을 이젠 끝내고, 하나님나라의 청사진을 담은 새로운 통일조국의 역사를 써야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못났지만 우리 그리스도 제자들의 수고와 희생을 통해 진행되어야 합니다. 모세, 다니엘, 느헤미야, 바울처럼 우리 민족, 시대와 역사를 품고 지금 기도로 하나님의 힘있는 개입을 요청해야 합니다.
“이제 종이 주의 종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주야로 기도하오며 이스라엘 자손의 주 앞에 범죄함을 자복하오니 주는 귀를 기울이시며 눈을 여시사 종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느 1:6)
<기도제목>
1.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정부가 물신주의와 편의주의적 국정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국가와 민족의 바른 이정표를 만들어가게 하소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선정부가 체제수호와 자존심 유지보다 백성들의 생존과 민족화해를 위해 정권의 명운을 걸게 하소서.
2. 일제, 분단, 전쟁과 냉전, 독재와 억압, 빈곤과 기근, 생태계 파괴 등 한국현대사 비극의 고리를 이제 끊고, 하나님나라의 공의와 평화, 자유와 평등의 멋진 통일조국의 청사진을 만들게 하시고,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 젊은이들이 이에 투신하게 하소서.
구교형 (성서한국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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